- 종족명: 스와인
- 모성: 불명. 여러 은하계에 널리 퍼져 있음.
- 평균 신장: 약 2m
- 체중: 약 260kg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우주에는 그 크기만큼이나 무수히 많은 지적 종족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사한 특징을 지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외형은 물론이고 문화나 사고방식 등이 판이하게 다르죠. 또한 어떠한 종족은 은하연합이 성립되기 훨씬 전부터 존속해왔지만, 오래 전에 멸망하여 더 이상 우주에서 찾아 볼 수가 없는 종족들도 수두룩하죠. 이 밖에도 아직까지 은하연합에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종족들까지 합한다면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죠.
하지만 이렇게 무수히 많은 종족들 중에서도 가장 기이한 종족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들만큼 기이한 종족은 달리 없을 것입니다. 바로 모두가 알고 있을 스와인, 통칭 '피그맨'이라고 불리는 종족이죠.
1. 상세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겠지만, 이들은 우주 곳곳에서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종족으로, 외형 자체는 지구하는 행성에서 기원한 돼지와 유사한 머리를 지닌 휴머노이드 타입으로, 못생기기는 했지만 그렇게 특색이 있는 외모라고 보기는 힘들죠. 이들은 지하에서 살아가며, 시력이 퇴화되었기에 앞을 잘 보질 못하고 대신 후각으로 사물을 감지하곤 합니다.
외형도 외형이고 우주에 워낙 흔하게 널려 있다 보니, 여러분들 중 피그맨에 대해서 모를 이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왜 학자들이 피그맨들을 우주에서 제일 기이한 종족으로 꼽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곤 합니다.
이들이 기이한 이유는 그들의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들은 우주를 탐험하는 이들이 미지의 행성에 착륙하였을 때, 가장 마주칠 확률이 높은 생물로, 은하연합의 영역 전체에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실제로 은하연합 외부 영역으로 탐사 위성을 띄워 봤더니 외계 행성에서 피그맨을 탐지하였다는 얘기는 꽤 흔한 얘기죠.
이들이 어째서 우주 곳곳에 이렇게 널리 퍼져 있는 건지는 불분명한데, 이들이 자력으로 우주를 항행했다고 하기에는 이들은 그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개발하기에는 무지막지하게 난폭하고 원시적이며 미개하기 때문이죠. 또한 이들은 무리 지어서 몰려다니기는 해도 단합력은 콩가루 수준이기 때문에 좀전까지 옆에서 같이 싸우던 동료일지라도 행동거지가 맘에 안 들면 순식간에 내분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들이 이룩한 문명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하죠.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옮겨 놓았다 하기에도 의문인 것이 분명히 성간 항행의 흔적이 발견된 적이 없는 행성에서조차 첫 발견 당시까지만 해도 피그맨의 흔적이 없었음에도 시간이 흐른 뒤에 어느샌가 피그맨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어렵사리 이들과 접촉할 수 있었던 일부 학자들이 피그맨들에게 어떻게 이 행성으로 오게 되었는지를 질문해보았지만, 그들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그나마 한 답변이라는 것도 "간절히 기도했더니 온 우주가 도와주었다."라는 식의 어처구니없고 황당무계한 답변이 대다수였기에 이들이 우주 곳곳에 널리 퍼진 이유는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전쟁에 능숙한 전투종족들이며, 전투에 미쳐 있어서 적이 없으면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것이 일상입니다.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본래의 기대 수명에 미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며, 10년만 되어도 이들 기준으로는 오래 산 겁니다. 이러한 사회 양상 때문에 이들이 있는 행성에서는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를 않으며, 이 때문에 피그맨들이 존재하는 행성의 거주민들은 이들을 골칫거리 정도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대다수이죠. 피그맨들의 특성 상 이들의 문명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할 일이 없기에 기껏해야 자그마한 분쟁이나 무력 충돌 사태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인 부분이 다행이랄까요.
싸움 말고는 관심 없는 문화 탓에 이들은 딱히 기록 같은 걸 안 남기기 때문에 이들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그 기원이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그 역사 자체는 꽤 오래 된 것으로 보이는데, 올드 원과 같은 역사가 오래 된 고대 종족들의 기록에도 이들에 대한 기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고대에는 다른 피그맨들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성간 제국을 건설했던 피그맨 일파들도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제국은 그리 오래 존속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2. 생태
이들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전투를 좋아하는 것에 비해서 육체가 특출나게 강한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들이 왜 이리도 전쟁을 좋아하는 것인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전투에 특화된 신체구조가 아니죠. 이들의 신체구조는 굉장히 전형적인 휴머노이드 타입 종족에 가깝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우주 곳곳에 퍼져서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의 소화기관 때문입니다. 이들의 소화기관은 기초적이지만 강력하여 유기물질이라면 무엇이든지 소화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무기물에서도 영앙분을 얻어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성별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그 숫자가 굉장히 빨리 불어나며 행성에서 피그맨이 한 명이라도 발견된다면 그 행성의 지하에는 반드시 피그맨의 군락이 존재하고 있다고 할 정도죠.
그 반대급부로 이들의 지능은 너무 낮아서 지적 생명체 중에서는 최하위에 속하며, 은하연합 지적생명관리위원회에서는 지적생명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척도 중 하나로 지능이 피그맨보다 낮은가 높은가를 기준으로 삼을 정도입니다.
3. 문화
앞서 말했듯이 우주 곳곳에 널리 퍼져 있는 종족이고, 이 덕분에 행성에 따라 세세한 문화적 특징들은 달라지기는 합니다만, 전쟁에 미쳐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사회는 놀랄 만큼 단순한 구조로 돌아갑니다. 약한 자일수록 낮고 강한 자일수록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는 것이죠.
이런 탓에 이들의 사회는 누가 우위인지 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움을 벌이며, 하극상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탓에 피그맨 사회에서는 상위 계층일수록 단명하고 오히려 하위 계층이 더 오래 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전쟁을 좋아하고 자신이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를 증명하고 싶어하는 피그맨들에게 있어서 이런 건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겠지만 말이죠.
또한 이들의 기술 발전은 특유의 전쟁을 선호하는 성향 탓에 극단적일 정도로 불균형하게 발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피그맨들 특유의 성향 탓에 이들이 자체적으로 이룩한 문명이 전근대 수준에서 더 발전하는 경우가 드물긴 합니다만, 다른 건 다 전근대 수준인데도 전쟁 관련 기술만큼은 웬만한 첨단 병기에 꿀리지 않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관련 예시를 몇 가지 들어보자면, 은하연합 외부 영역에서 발견된 미개척 정글행성 믹란 87D의 피그맨 토착민들은 건물을 돌을 조각하고 쌓아서 만들고 물건들을 수공업으로 제작하고 화폐의 개념마저 미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소총을 전쟁에서 사용하고, 전차를 운용하고 있었다. 이를 처음 본 학자들은 이들이 이전에 이 행성에서 번성했다가 멸망한 문명의 유산을 발굴해서 쓰는 것으로 추측하였으나, 얼마 안 가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죠.
바로 이들이 운영하는 병기들은 옛 유물을 발굴해내서 쓰는 것이라기에는 상태가 너무나도 좋은 편이었고, 또한 부품의 규격이 균일하지가 않다는 점이었죠. 또한 옛 유물을 발굴해내서 쓰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 유물들을 만들어낸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을 터인데 피그맨들 이외에는 문명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죠.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전부 피그맨의 신체에 맞게 제작되어 있다는 점이었죠.
결국 한 탐험가가 피그맨의 대장간에서 장갑차량을 제작하고 있는 광경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나서야 이들이 사용하는 무기들이 전부 피그맨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해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포치틀 성계의 피그맨들은 중세 수준의 기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병기와 핵무기를 운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수준의 기술 발전의 불균형 현상은 피그맨들이 얼마나 전쟁에 미쳐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매우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다른 공통된 특징으로는 어두운 곳을 매우 선호한다는 것으로, 동굴 같은 곳은 물론이고 거대한 지하공동 같은 곳에 거처를 마련하는 일이 잦으며, 심지어는 버려진 폐허나 문명도시의 하수구에도 피그맨의 군락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잦아서 피그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카르다쇼프 척도 I 유형 미만의 문명에서는 하수구의 돼지인간과 같은 도시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는 하죠.
출처: 퀘이사의 지적 생명체 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