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족명: 레지나 & 트레길
- 기원: 그록사이트 17
- 평균 신장: 약 70cm(레지나), 약 45cm(트레길)
- 트레길의 익폭: 약 1.5m
- 체중: 약 20kg(레지나), 약 5kg
다른 종의 생물들이 서로 공생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생태계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개 중에는 이러한 공생 관계가 극단적으로 진행되어 아예 기본적인 생존부터 서로가 없으면 지장이 생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지적생명체일지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이번 페이지에서 소개할 레지나 & 트레길은 지적생명체의 공생 관계의 매우 적절한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생태
다리가 퇴화하고 커다란 3개의 눈과 팔이 기형적으로 발달한 살덩이 같은 레지나와 커다란 날개를 지닌 흡혈생물인 트레길은 상리공생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적생명체의 공생관계의 적절한 예시로 손꼽히는 두 종족입니다만, 당연히 모든 공생종들이 그러하듯이 이들도 처음부터 공생 관계였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 두 종의 선조들은 피식자와 포식자 관계였습니다. 트레길의 선조들은 레지나의 선조들을 찾아 그록사이트 17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흡혈귀들이었습니다. 레지나의 선조들은 트레길의 선조들을 피해 밤만 되면 자그만 땅굴이나 바위 틈새 속에 숨어서 그들이 지나가기를 빌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 두 종의 관계에 크나큰 변화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레지나는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손과 발달된 시력, 높은 지능을 갖추고 있었고, 트레길은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는 거대한 날개와 자기 몸의 60배가 넘는 물체도 들어 올릴 수 있는 괴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는 두 종이 서로 필요로 하던 것이었습니다. 서로가 필요로 하던 것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두 종족은 점차 피식자와 포식자의 관계에서 공생 관계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두 종 간의 공생 관계는 수백만 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아예 신체구조 자체가 서로가 없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극단적인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레지나는 다리가 거의 완전히 퇴화하여 흔적기관으로만 남게 되었고, 비정상적으로 살이 쪄 스스로는 하루에 몇 cm 정도 이상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대신 손이 기형적인 수준으로 발달하여 복잡하고 섬세한 도구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높은 지능과 수백 km 바깥에 있는 물체도 포착할 수 있는 시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트레길은 시력이 없고 다소 지능이 낮지만, 대신 예민한 청각과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는 거대한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평생 동안 지면에 착지하지 않고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지구력과 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종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서로를 찾아 나서는데, 레지나는 주변의 트레길이 들을 수 있도록 크고 시끄럽게 울부 짖으며, 태어나자마자 트레길은 레지나를 찾아 이곳저곳을 날아다닙니다. 그렇게 서로를 찾게 되면, 두 종은 말 그대로 '결합'하게 됩니다.
레지나의 등 부분과 트레길의 옆구리에는 각각 뼈로 이루어진 기관이 달려 있는데, 이는 둘이 서로 결합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관으로, 이것으로 서로의 몸 구멍 속에 끼워 넣어서 결합이 풀리지 않게 됩니다. 한 번 결합이 완료되면 둘은 평생을 결합된 상태로 지내게 되며, 결합은 둘 중 누구 한 명이 죽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풀리지 않습니다.
트레길은 레지나의 미간 사이에 난 구멍에 침을 찔러 넣어 레지나의 체액을 빨아 먹습니다. 이를 통해서 레지나와 트레길은 서로의 영양분을 공급하며, 이로 인해 레지나는 하루에 자신의 몸무게의 3배에 달하는 양을 먹어야만 합니다. 때문에 레지나는 언제나 뚱뚱하지만, 트레길은 그런 레지나를 들고 가뿐히 날아 오를 수 있습니다.
2. 사회 및 문화
사실 현대에 와서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두 종이 서로 간의 공생 관계를 유지할 이유는 적어졌습니다만, 전통 및 정서적인 이유로 인해 여전히 공생 관계를 유지 중입니다. 한 번 결합된 레지나와 트레길은 서로 깊은 유대 관계를 쌓으며, 서로 둘도 없는 사이로 자라납니다. 가족 내지는 연인과도 다른 이 독특한 관계는 웬만해서는 끊길래야 끊길 수가 없는 끈끈한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둘 중 한 명이 죽는다는 것은 두 종족의 사회에서는 비보 중의 비보로 인식되며, 실의에 빠진 남은 한 쪽이 슬픔에 잠겨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은 드문 일도 아닙니다. 또한 만일 다른 레지나 & 트레길이 다른 레지나 & 트레길 중 한 쪽에게 상해를 입히기라도 하면, 이는 곧 남은 한 쪽과도 적대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집니다.
이 둘의 유대 관계는 너무나도 끈끈하여 파트너의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식사나 잠드는 등의 일상적인 행위는 물론이고, 심지어 성관계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도 둘의 결합이 풀리는 일은 없습니다. 아니, 심지어 레지나와 트레길 사이에서 사랑이 싹트는 경우도 드물진 않습니다.
출처: 퀘이사의 지적 생명체 대백과